토막글 다섯 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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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글 다섯 개 (3)

1. 최^택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 이름으로 장난쳐봤다.

3의 5승. 3^5를 각각 끊어 읽으면 , , 라고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친구 이름인 최승택, , 으로 끊어 읽는다면 우리는 최승택최^택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는 XOR 연산이므로, 우리는 표현식 최^택을 평가하기 위해 을 비트로 변환해야 한다.

const util = require('util');
const convert = s => new util.TextEncoder().encode(s);
const a = convert('최'); // [236, 181, 156]
const b = convert('택'); // [237, 131, 157]
a.map((ch, index) => ch ^ b[index]); // [1, 54, 1]

결과값인 [1, 54, 1]은 한 글자의 유니코드가 아닌 3개의 아스키코드 문자인데, 각각 아스키 테이블을 참고하면 [SOH(= start of heading), "6", SOH] 에 해당한다. 그 결과, 이제부터 우리는 "최승택"을 SOH6SOH라고 쓰고, 6 이라고 읽을 수 있다. (SOH는 non-printing character이기 때문에)

2. 편의성 패치

로스트아크(이하 로아)라는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온라인 MMORPG를 서비스하는 게임사의 입장에서 편의성 패치의 우선순위가 왜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을까 고민해봤다. 만약, 로아의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가 로아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지금부터 5년 동안 신규 컨텐츠 개발없이 편의성 패치만 한다고 하면 유저들은 기뻐할까? 게임이 유지될 수 있을까? 만약에 5년이 아닌 1년이면? 3개월이면? 기한이 짧아지면 유저들은 기뻐할까? 결국에 유저는 편의성 패치가 컨텐츠의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병렬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다소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계속 즐길 수 있는 메인 콘텐츠에 더 자원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게임이 아니더라도 비슷하지 않을까? 자원은 한정적이다.

3. 매주 한 가지 버리기

토요일마다 물건 한 가지를 버린지도 2년이 넘었다. 내가 느끼는 장점이 크게 세 가지 있어서 공유한다.

  1. 집에 놀러온 손님들이 깔끔하다고 칭찬한다.

    • "정리 되어있다"와 "요소가 적다" 중 후자에 가깝다.
  2. 사기 전에 꽤 심사숙고하고 구매한다. (=> 더 미니멀한 라이프스타일)

    • "이전에 버린 물건인데, 사는게 맞을까"하고 고민한다.

    • 이런 저런 이유로 자전거의 구매를 오랫동안 고민했다. 하지만, 자전거를 사면 인생이 맥시멀해지는 것 같아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 요소가 많이 추가되는 구매는 지양한다.

  3. 재고 파악이 된다.

    • 썬크림 재고가 있었나? 샴푸바 재고가 있었나? 귀마개 재고가 있었나? 나는 이런 간단한 질문에 정확히 몇 개 남았는지 대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재고가 있냐 없냐, 그리고 어느 정도 남았냐 정도는 느낌적으로 알고 있다.

    • 집에 이미 충분히 있는 물건을 추가적으로 구매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필요 이상으로 재고를 쌓아두지 않는다.

    • 나는 어떤 물건이 어떤 곳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

4. 슬랙(메신저)를 잘 쓰는 법

대화형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법을 설명한다.

  1. 적절한 곳에 작성하기

    • 적절한 곳이라 함은: 적절한 채널, 적절한 쓰레드, 적절한 DM일 수 있다.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같은 멤버와 진행하는 경우 슬랙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관련없는 채널에서 대화를 이어나가지 말자.

    • DM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결국에 제 3자가 필요해지는 경우가 왕왕있다. 그런 패턴들을 잘 숙지해두자. DM에서 나눴던 대화를 재방송하지 말고, 처음부터 공개된 채널에서 대화를 하자.

      • 특히, DM으로 할 때보다 공개적인 채널에서 하는 경우, 글과 생각을 더 정리해서 말하게 되기 때문에, 더 명확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 채널에 질문 메세지가 올라온 경우, 해당 질문에 쓰레드를 달아서 맥락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2. 질문에 넘버링하기.

    • 질문을 할 때, 궁금한 점들에 가장 간단하게 명명할 수 있는 방법이다. 1. 2. 3.으로 질문한 뒤에 충분히 긴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4. 5. 6.으로 넘버링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좋고, 맥락이 아예 다른 경우 a. b. c.로 넘버링하는 것도 좋다.

    • 넘버링을 하지 않으면 질문의 텍스트를 복사하고
      "박청호의 점심 메뉴라고 언급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하면서 말이 주절주절 길어지게 되는데, 한 번에 가리킬 수 있도록 넘버링하자.

  3. 가벼운 의견을 물을 때는 설문 + 숫자 이모지로

  4. 가독성이 더 낫거나, 이후에 링크를 복사하기 좋음 등의 이유로 여러 개의 메세지로 나눠서 작성할 때가 있다. 이때, 내 메세지를 보고 있는 사람이 확실하게 있는 경우, 첫 메세지의 끝에 (계속) 을 붙여서 작성하면, 내가 작성하는 메세지 중간에 다른 사람의 메세지가 끼어들 확률이 줄어든다.

  5. 쓰레드로 답변을 잘 주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경우, 개괄적인 질문을 먼저 채널에 게시하고 해당 질문의 세부사항을 쓰레드로 달면서 답변을 달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 (특히 DM, 요청, 질문은) 한 번에 쫙 작성해서 엔터누르자. https://olaf.kr/idiot-is-typing

  7. 내가 개입하지 않았을 때 더 깔끔하게 끝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도 분명히 존재한다. 👀 정도만 달아놓고 실제로 나를 찾을 때까지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것도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와! "박청호" 아시는구나! 하면서 자신이 아는, 자신과 관련된 개념이 나왔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에 본인이 개입하는 것이 정말 맞는지 생각하자.

5. 갤럭시 버즈 당첨

회사 행사에서 당첨됐다. 내 블로그에 내 자랑 올려본다. 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