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회고 및 2020년 계획

1년 전 회고 및 계획에서는 밍기적 밍기적 거리다가 1월 중순에 포스팅 했었다. 이번에는 제 때 맞춰서 올릴 수 있길 바라며ㅎ,ㅎ. 이 글에서는 2019년 회고를 순서없이 떠오르는 대로 나열해보고 2020년의 목표를 정리해본다.

Pixelic 서비스 개발, 5월 ~ 11월

Pixelic(이하 픽셀릭)은 19년 11월에 5억 정도 (정확하게는 4만 달러)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회사다. “링크“에서 보이는 사진에는 본인이 빠져있는데 그 이유는 대학원생이라 미국 한 달 살기를 할 수 없었고, 저 사진은 미국의 어떤 airbnb 숙소에서 찍었던 것. 개발자는 나와 다른 한 분 인턴, 총 두 명이서 5월 1일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시장성 검증과 피쳐 테스트를 위해 “데모“를 만들어서 한 차례 반응을 살펴본 뒤에 “MVP“를 출시했다.

8월 1일에 개발자를 한 명 더 채용했고, 그게 바로 위 링크에서 보이는 제일 왼쪽의 Ben, 벤이다. 내 대학교 후배인 벤을 꼬셔서 풀타임 인턴으로 데려왔었다.

여담으로 벤의 이름이 지어진 과정이 굉장히 특이한데, 픽셀릭 사람들에게 준표(벤의 본명)를 소개해주는 술자리가 있고 나서 종종 그 때 신촌에서 뵌 분 있잖아~ 라고 얘기했다가, 크리스라는 친구가 “아 그 사람 이름이 벤이야?” 라고 대답하면서 뵌 분을 벤이라고 얘기하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준표는 그럼 영어 이름 벤 마음에 든다며, 벤이 준표의 진짜 영어 이름이 됐다.

벤이 합류한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 5월부터 나와 같이 입사한 도로시라는 친구는 학업의 이유로 퇴사했고, 일은 대략 zeplin 또는 figma로 뷰를 보면서 (픽셀릭이라는 닉값을 하지 못하는) 픽셀 퍼펙트하지 않은 수준으로 구현했다. 애초에 픽셀-완전하게 디자인이 되지도 않았거니와 그 부분에서 많은 관용이 있었던 디자이너님께 감사의 말씀을…

픽셀릭의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백엔드만으로 돈 벌어본 적이 없는) 내가 메인이 되어서 개발하는 것이 과연 옳고, 빠르고, 효율적이냐에 대한 의문은 firebase에 익숙해져감에 따라 사그라들었다. 외부 서비스와 많은 연동이 필요없고, 앱 자체의 비지니스 로직만 필요한 경우 상당 부분의 구현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결국에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데이터베이스에 CRUD하는 부분을 모두 API 서비스로 래핑하는 것 뿐이였다. 서비스 레벨에서 NoSQL을 만져본 것도 처음이라, 초반에 조금 짱구를 굴리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졌다. Firebase, Firestore는 정말 잘 만든 BaaS(Backend as a Service)라고 느낀 부분.

React + Typescript로 열심히 작업한 것도 좋았다. 이에 관해 픽셀릭의 대표인 상용이형과 두 세 차례 얘기가 있었다. 굳이 TS로 러닝커브를 높여야하냐. 응. 우리처럼 E2E는 커녕 유닛 테스트도 짜지 않고 돌아가는 소규모 개발 그룹에서 타입 안정성은 못 잃는다!

대표의 입장에서 사람을 뽑는 데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했다. 하지만 나도 개발자의 입장에서 내 코드의 퀄리티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거든. 이 부분에서 관용을 베풀어준 상용이형께 감사의 말씀을…

복잡한 (스페이스 > 프로젝트 > 드래프트 > 코멘트 쓰레드 > 코멘트로 이어지는 nested된) 구조에서 TS가 오히려 생산성에 향상을 줬다는 얘기는 “이전 포스트“에서 했던 것 같다.

장점만 늘어놨으니 단점도 얘기 해야곘지? 내가 생각하는 픽셀릭의 약점은 CTO 포지션 멤버가 없다는 것. 개발은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와장창 조지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릴리즈 일정이 있을 수록 더욱. 그런 점에서 하프타임 외주로 일했던 내가 그 정도 열정을 보이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물리적, 체력적으로나 힘들었다. 그래도 투자를 받아오면서 IR 지옥에서 벗어난 개발을 할 줄 아는 상용이형이, 피봇한 아이템을 레일즈로 구현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고, 새로운 레일즈 개발자도 채용했다고 들었다. (사실 저번 주에 다 같이 애슐리 갔다.) 내가 떠나서 망하는 것 보다 더 좋은 회사가 되어있길 기대한다.

제안서 작업, 1월 ~ 2월

연구실에 다니는 대학원생이다보니 제안서를 써야할 때가 종종 있다. 이번에 썼던 제안서의 주제가 내가 담당하던 아이템이라 내가 총대를 메고 써야했다. 거의 1년 전의 일이라서 가물가물 기억이 흐릿하지만 암울했던 순간이라는 것과 제안서 마감하고 나서 연구실 바닥에 흐어엉 괴성을 지르며 표효한 순간이 기억난다. 조금 더 자세하게 써볼까 하다가 굳이 악몽을 다시 재현하고 싶진 않기에 한 문단으로 끝낸다.


Dong-jined Words Interpreter

딥러닝의 딥자도 모르는 내가 그래도 컴퓨터과학도로서 한 번 손발을 담가봐야하지 않겠는가 싶었다. 간단한 말 줄임이나 변형을 일으키거나 복원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현재 데이터를 쌓고 있다. 카톡방의 화자, 변형이 일어난 단어 혹은 문장, 원형, 타입, 빡침 점수를 메기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도착!을 도차쿠!로 쓴 데이터의 Row는 동진, 도차쿠, 도착, A, 2가 된다.

타입A는 변형이 일어난 경우, B는 말줄임인 경우, C는 A와 B가 동시에 일어난 경우를 뜻한다. 빡침 점수는 변형된 정도, 혹은 그 낱말을 봤을 때 혈압이 오르는 정도를 5점 척도로 환산한 것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NLP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친구의 말에 따르면 약 600개 정도의 데이터가 있으면 동작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하니 600개 정도 데이터를 모아 도차쿠를 도착으로 변형하거나, 도착을 도차쿠로 변형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볼 예정이다.

Movie Diary

위에서 좋다 좋다 얘기한 파이어베이스로 뭔가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80일 안에 어드민을 포함한 사이트를 만드는 1500짜리 외주가 들어왔었는데, 디자이너 껴서 80일만에 해낼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던 것이 지지난주의 일이다. 연구실을 출퇴근 하는 사람으로서 내 자신을 그렇게 갈아넣고 싶지 않았달까… 그러다보니 다시 한 번 더 무언가의 서비스를 타이트하게 기간을 잡아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 타인의 압박 없이 과연 내가 그 1500을 먹을 수 있었을까 검증해보고 싶었고) 그 아이템으로 선정된 것이 가칭 “영화 일기”다.

내가 어디서 무슨 영화를 어떤 사람들과 같이 봤는지 캘린더 형식으로 비교하거나, 이동진이 선정한 올해의 해외영화 Top 20중에 내가 아직 관람하지 못한 영화가 무엇이 있나 필터링 해주는 그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친구의 바람이 있었다. 하나의 깃 레포지토리에서 와장창 세 명이서 개발을 할 줄 알았는데 친구의 발상이 대단했다. 각자 한 개씩 따로, 같은 기능을 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자고. 꽤 괜찮은 발상이다. 우리가 서비스를 만들려고,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니까 같은 아이템을 중복으로 개발하더라도 하등 문제가 없지 않을까. (그러니 이렇게 블로그에 핵심 기능들을 공유해본다.)

기타

그 외에는 간단한 목표들이다. 책을 읽은 다음에 아무리 짧더라도 독후감을 써버릇 할 것. SQL을 조금 더 잘 쓸 수 있게 될 것. 취직 준비 열심히 할 것. 다이어트 빡세게 해서 몸무게 좀 줄일 것 등이다. 아, 이번에 새해 맞이 대청소 하면서 나온 컴퓨터 부품들 중고처리 하는 목표도 있다. 아무튼 이 누추한 블로그에 자주 방문해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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