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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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에 대해서 작년 10월부터 계속 고민해왔다. 사실 뜻하지 않게 회사에서 프론트엔드 인력의 충원이 굉장히 늦어지면서 1월 중순까지도 구인활동을 계속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10-15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보며 내가 느낀 점을 이 기회에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도 좋은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을 계속해서 보다보니 어떤 사람을 내가 뽑고 싶은 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명확해지더라고. 그래서 아직 나도 프론트엔드 허접이지만 감히 정리해볼까 한다. 개인 블로그인데 뭐ㅎㅎ 글을 내렸으면 하는 분은 제 계좌로 입금을 해주시면 됩니다


미래에 대한 생각과 구체적인 액션이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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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 지원한 사람 중에 미래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대부분 어느 정도 자기 앞가림은 하면서 사는 게 사람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적당히 자신을 포장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말 뿐만이라면 누구나 말할 수 있으니까, 실제로 그런 지 아닌 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개발이라는 영역이 이런 저런 썰들을 많이 줏어 들으면서 아는 척 하기 정말 쉬운 분야인 것 같거든.

Q. ABC분야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셨나요?
A. 그럼요. 이전에 있던 BCD분야와 비교해서 요즘 어떤 어떤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스터디 할 생각도 있습니다.

정도의 답변은 누구나 할 수 있잖아. 여기서 좀 더 그 관심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겼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실제로 스터디를 꾸려서 몇 달 째 진행 중이라든가, 사람을 모으고 있다든가, 아니면 직접 써서 간단한 코드를 짜서 어떤 서비스를 구현해봤다든가. 그런게 없으면 그냥 전혀 모르는 사람 취급한다. 아 관심만 있으시구나ㅎㅎ


러닝 커브를 극복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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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게 워낙 많죠? 그래서 하나 줄여드립니다.

프론트엔드는 시니어가 있기 힘든 분야다. 표준도 없다. 배워야할 분야가 계속 많아진다. 그 분야를 해봤다 하는 사람들도 프로덕션 환경에서 써본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 어설픈 웹 경력자를 뽑느니, 차라리 학교 후배 중에 짱구 잘 돌아가는 녀석 데려다가 가르치는 게 더 나은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을까?.. 라는 우려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지원자는 과감하게 떨어뜨렸다.

그럼 그 러닝커브를 극복하는 힘. 러력을 어떻게 측정할까? (개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과제를 내주는 게 베스트. 하지만 과제를 내주기가 어려운 경우, 자신의 분야/다른 분야에서 얼마나 넓고 깊은 기술 스택을 쌓았는가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게 차선인 것 같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지만 QWE 기술이 있으면 더 나은 환경이 될 거라는 정보를 ASD 경로로 들었고, 그래서 QWE기술을 배우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했다는 것이 보이면 :+1: 새로운 기술에 대한 탐닉도 좋다.

과제를 내도 괜찮은 상황이라면, 과제는 헤비한 편이 좋다. 다만, 지원자의 역량을 활용해서 회사에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공짜로 해쳐먹으려는 기분이 들면 참 거지같더라고.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라이브러리 리스트를 주고, 이런 저런 라이브러리들을 사용해서 아주 간단한 앱을 만들라는 과제를 만들었는데, 스스로는 아주 만족한다. ^^7. 물론 너무 엄청난 러닝커브를 줬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좀 손봐야할 것 같긴 하지만…


저희 회사에 궁금하신 점은 없나요? 에서 나오는 질문의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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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별 생각없이 들어가기 만만한 회사는 다 찔러넣어 보고, 면접날짜 겹치면 그제서야 어느 쪽이 더 괜찮은가를 저울질 했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면 된다. 거기에 더해서 현재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들과 약간 다른 점이 몇몇 있거든. 리모트 근무라든가, 외국인이 많아서 의사소통을 영어로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든가, 정부의 규제에 대하서라든가… 물어볼 요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에 대한 질문이 전혀 없으면 이건 뭐지 싶다.

특히 우리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는 할 일 없으면 알아서 찾아서 하는 사람이라, 수동적인 사람보다는 능동적인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라 질문이 장려되는 분위기인 것도 한 몫 하는 듯.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이것 저것 시키는 거에 되게 피곤해하더라고) 한 마디로, 질문 많은 사람이 좋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면접의 마지막에 하기 좋아하는 질문인데,

‘이런 질문을 받게된다면 이렇게 멋지게 대답해야지!’ 라고 열심히 준비한 질문이 있는지, 만약에 그 질문이 있다면, 질문을 멋지게 답변해주세요!

그래서 이 부분에서, 면접자가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이미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 그것에 대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적다라는 것을 어필하거나, 자신의 커리어/기술 스택의 선택 이유를 밝히거나, 우리 회사/스타트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말해주거나… 캐주얼한 느낌도 충만해지고 힙-해지더라고 ㅎㅅㅎ! 그리고 이런 질문을 들으면 이 사람의 사고 방식을 어느정도 따라가게 되서, 사람의 합을 보기 좋은 것도 있더라. 그래, 스타트업의 특성 상 퍼포먼스보다도 더 중요시하게 되는 것이 나와 결이 맞나 안 맞나인데, 답변을 듣고 있다보면 이 사람과 협업을 하면서 벌어질 앞 날들의 윤곽이 더 선명해짐!


그 외

여기에 더해 내 취향/썰을 더 써보자면ㅋㅋㅋㅋ (개인 블로그니까!)

뺀질이는 싫다.
담배피는 사람도 별로 안 좋아한다. 정확히는, 담배핀다는 사실보다 담배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싫다.
비슷한 이유로 입냄새 심한 사람도 별로.
윈도우에서 개발하는 사람도 별로.
vim 쓰는 사람은 존경과 약간의 혐오가 섞이게 되지만, 그래도 호감.
같은 조건이라면 전공자이거나 학벌이 좋은 사람이 좋아. 아무래도 이런 사람들이 러력이 높을 ‘확률’이 높잖아. 물론 과제를 잘 해오거나 실력적인 면이 확실하면 상관없음.
나이는 최대한 안보려고 하는 편인데, 국내 최초 COBOL 컴파일러 구현 프로젝트의 파일 시스템 부분을 구현했다는 이력(!!)을 보고 무심코 본 적은 있다. (죄송)
뭔가 특이한 점이 있으면 좋다. 평균치에 정확히 해당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특이하면 재미있어. 길 가다가 똥 밟아도 술 안주거리 생긴 샘치면 되잖아.
이런 저런 생산성 툴을 좋아하고 잘 다루는 사람/마우스 쓰기 싫어하는 사람은 점수++;
같이 협업하면서 최소 머리 덜 아플 것 같은 사람, 최대 출근하고 싶게 만들 사람.
개발에 있어서 Geek한 느낌 주는 사람. 근데 또 너무 덕후같은 건 싫음.

이 정도?


정리

완벽한 사람을 구하려면 비싸다. 구하기도 엄청 힘들다.

같이 부족한 사람끼리 으쌰으쌰해야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이 가이드라인을 따라보는 건 어떨까?

사족으로, 이번에 포스팅 작성을 위해 이미지 열심히 찾아서 넣어봤는데 훨씬 읽을 맛 나는 글이 되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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