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의 시간

 

고스트를 한 때 열심히 썼었다.
그리고 꽤 좋은 블로깅 플랫폼이다. 하지만 지금은 워드프레스로 넘어왔지. 이 사고의 흐름을 간략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친구들 좀 꼬셔서 고스트로 블로그 시작하게 했는데 본의 아니게 배신(?)을 한 모양새가 되버려서 그것에 대한 변명인 것.

 


1) 고스트의 개발속도에 질려버렸다.

워드프레스에 비해 더 자유도 높다고 느낀 이유 중의 하나는 일단 내가 건들 수 있는 언어 (javascript) 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었는데, 생각보다 나는 고스트에 컨트리뷰트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보다. 없으면 플러그인 찾아보고, 라이브러리 찾아보고, 하다가 보통 없으니 불편한대로 사용해왔던 것 같다.

거기에 고스트 api가 공개된다고 들어서 빠른 시일 내에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1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발표되었고 그마저도 별 볼일 없는 기능뿐이다. 나름 고스트 깃허브 페이지도 들어가면 꽤 많은 커밋을 자랑하는 레포인데, 커밋수가 무색해지는 개발속도에 실망했다.


2) 글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느려지는 에디터.

마이크로 블로그인 텀블러에서 넘어온 가장 큰 이유가 장문 저작물의 작성이 불편하다는 것이었는데, 사진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에디터의 성능이 형편없이 떨어졌다. 퓨어 마크다운으로 모든 에디팅을 처리하겠다는 야심은 좋았지만, 그 야심 때문에 에디터와 프리뷰가 한 화면에 나와야했고, 프리뷰의 렌더링 때문인지 발코딩 때문인지… 굉장히 굉장한 렉을 맛보았다.

마지막 발악으로 로컬에서 마크다운을 작성한 뒤에 올리려고 했지만 사진 업로드는 또 다른 문제더라고. 결국 마크다운 only 에디터의 단순함/직관성에 매료됐었지만, 그게 역으로 나를 고스트에 질리게 만든 일등공신이 되어버린 것. 조금 아이너리하다.


그래서 대안을 열심히 찾아봤다.

일단 당장 떠오른 것은 워드프레스, 근데 PHP 극혐주의자인 내가 워드프레스라니? 근데 어차피 진짜 개발을 하드하게 하지 않을 거란 것을 고스트의 경험을 통해 알게되었으니 오히려 성숙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워드프레스는 꽤 멋진 대안이었다. 거기에 작년 말, Calypso가 발표됐다. 워드프레스의 PHP부분은 백엔드로 돌리고, 관리자 페이지를 최.신.식. node와 react를 사용해서 개발했다는 것!

그 외에도 많은 대안들을 잠-깐씩 사용해봤다. 미디엄과 브런치. 사대주의자인 나는 둘 중에 고르라면 미디엄이니, 미디엄으로 angular-translate에 대해서 포스팅을 시도해봤다. 글 쓰는 것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고 술술 써졌지만 코드를 첨부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굉장한 오버헤드가 생겼다. 코드블록을 만드는 것 까지는 되는데 신택스 하이라이팅이 안되더라고. 그래서 Gist를 갖다 붙이려고 하니 나름 서브라임 플러그인으로 간단하게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에디터를 벗어나서 서브라임에서 다시 새 창을 띄워서 코드 블록을 만들기 위해 포커스가 분산되는 것 하나와, Gist에 올린 코드에서 사소한 오류가 생기면 수정하기도 꽤 귀찮아지는 것.


결국 그렇게 워드프레스로 정착하게 될 것 같다.

생각보다 그렇게 구-리지 않다. 오히려, 굉장히 깔끔하다. 물론 Calypso에서 아직 지원하지 않는 기능과 플러그인이 많지만, 작년 말에 생긴 깃허브 레포의 커밋수가 고스트의 그것을 상회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워드프레스 + Calypso 조합의 미래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말씀드릴게 있어요. 저 고스트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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